황대헌 응원했다가 ‘구토테러’당한 BTS(방탄소년단) RM, 또 한 번 문화중심 되다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한류 중심인 아이돌그룹 BTS(방탄소년단)의 RM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불공정 판정’을 받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강원도청) 선수에게 격려의 뜻을 전달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의 표적이 됐다.
황대헌(강원도청)은 7일 준결승 1조에서 중국 선수 2명을 추월해 1위를 차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접촉이 없었음에도 급하게 레인 변경을 했다는 이유로 페널티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2조에서 경기를 한 이준서(한국체대) 역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이해하기 힘든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았다.
RM은 이날 밤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2022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m 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황대헌 선수의 추월 장면을 게재하고 '박수'와 '엄지' 이모티콘을 달았다.
별도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전날 준결승에서 조 1위를 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황 선수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방탄소년단 공식 SNS를 찾아와 집단으로 '구토' 이모티콘 등을 댓글로 다는 'SNS 테러'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RM이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준결승에서 실격을 당한 황대헌 선수에게 격려의 뜻을 전달한 내용이 화제가 됐다.
웨이보에서는 '김남준중국비난', 'BTS중국비난'이라는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로 급상승해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과 BTS팬들이 각종 온라인과 SNS상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 홍콩 언론도 한중 누리꾼 논쟁 소개하면서 '중국 측 비합리성' 꼬집어
논쟁이 격화되자, 급기야 해외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K팝 보이그룹 BTS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소셜미디어 폭풍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SCMP는 "BTS 팬들이 논란이 되는 한국 쇼트트랙 선수의 실격을 둘러싸고 중국 누리꾼들과 싸우고 있다"며 BTS의 RM(본명 김남준)이 지난 7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격당한 쇼트트랙 한국 국가대표 황대헌에 격려의 뜻을 전달한 후 중국 누리꾼들이 악플 세례를 하자, BTS 팬클럽 '아미'가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특히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논란에 어리둥절했으며 중국 누리꾼들이 왜 그렇게 화를 내며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비이성적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이어 '???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이건 그냥 남준이 자기 나라 팀을 응원한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쓴 한 트윗을 소개하기도 했다.
■ BTS팬들 ‘정치적 이용 말라’비판에 AI윤석열은 ‘보라하트’삭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실제 모습을 구현한 'AI 윤석열'은 지난 8일 영상에서 RM을 언급했다가 '아미(방탄소년단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AI 윤석열은 "방탄소년단 RM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봤다"며 "구토 테러에 대한 글로벌 아미의 반격이 눈부셨다"고 말했다. "RM의 생각에 동의하는 전 세계 아미들이 보라 하트로 함께하고 있다"며 "보랏빛 물결에 위키윤(AI 윤석열)도 동참하겠다. 아미 여러분 오늘도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그러나 BTS 팬들은 유력 대선후보의 개입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해당 영상 댓글 창에 "아미들이 낙선운동 하기 전에 내려라", "BTS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이걸 본인 콘텐츠라고 써 먹으면 우리가 좋아할 줄 알았느냐", "정치와 엮지 말라" 등 부정적 댓글을 남겼다. 결국 윤 후보 측은 이날 오전 해당 영상을 내렸다.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 BTS가 또 한 번 '문화중심'에 서고 있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