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전후 위기극복의 숨은 공로자 벽안의 한국인⑰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07.18 20:22 ㅣ 수정 : 2022.07.18 20:25

‘과거 잊은 자에게 미래 없다’ 격언처럼 한미동맹 되짚어보는 계기 제공
위트컴 장군 업적 재조명하며 선양하는 다양한 사업들 지속 계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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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홍 장군과 김재호 교수의 연구자료와 5군지사의 ‘위트컴 장군실’에서 위트컴 장군의 리더십을 설명하는 박주홍 장군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이번 위트컴 장군 업적 조명 특별좌담회에 참석하고 ‘위트컴 장군의 참 정신을 따라서’라는 주제로 시민 특강을 한 박주홍 경북대 교수(전 육군 5군수지원사령관)는 위트컴 장군을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사업에 대해 세 가지 의의를 강조했다.

 

첫째, ‘과거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이 있듯이 위트컴 장군 재조명은 6·25남침전쟁 이후 전후 복구 및 재건 역사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다. 

 

둘째, 1953년 11월27일 일어난 부산역전 대화재로 집을 잃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3만 명의 이재민에게 군수 창고를 개방해 먹을 것과 잠을 잘 텐트를 제공한 휴머니즘에 기반한 장군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 

 

장군은 군법을 어기고 군수물자를 민간인에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군법회의에 회부되는 등 고초를 겪고 극복했기 때문이다. 

 

셋째, 한미동맹을 되짚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장군은 전역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한국인과 결혼했고 죽어서도 한국에 묻혔으며, ‘한미재단’을 설립해 미국에서 한국을 돕는 공공과 민간의 지원이 끊임없이 이뤄지게 했다.

 

즉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만듦으로써 한국 재건과 부흥 원조에 기여했으며, 한국인보다도 한국을 더 사랑한 벽안의 한국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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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평화기념관 위트컴 장군 상설전시실에서 좌담회 참석자들이 박종왕(왼쪽 네 번째) 유엔평화기념관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박주홍]

 

■ ‘위트컴 장군 기념조형물 건립’ 등 장군을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사업 지속 계승되어야   

 

박 교수는 육군5군수지원사령부(5군지사)의 ‘위트컴 장군실’ 개관에 이어, 장군의 36주기를 맞은 2018년에는 유엔평화기념관에 그의 상설전시실을 설치하여 죽어서도 대한민국을 떠나지 않는 위트컴 장군의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한편 2012년 국제신문의 위트컴 장군을 조명하는 기획시리즈 기사가 보도된 이후 부산시가 그해 10월24일 유엔의날 기념행사에 맞춰 부산시민의 뜻을 담은 감사패를 위트컴 장군 부인 한묘숙 여사에게 전달했다.

 

여유있는 명문가의 딸이었던 한묘숙 여사가 故 위트컴 장군의 부인이었지만 당시에는 서울 용산의 작은 13평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장군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위트컴 장군의 퇴직금, 연금과 한 여사가 물려받은 유산 및 집을 모두 팔아 마련한 전 재산을 장진호 전투 미군 유해발굴 사업에 투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산대 김재호 교수는 한묘숙 여사가 서울 용산이 위치한 아파트에 계신 것을 알고 그분을 찾았고 추모사업회를 만들어 매년 7월12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식을 열어왔다.

 

또한 국제사파리 클럽 대한민국본부(총재 송기호)도 2016년 6월25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국전쟁 때 피폐해진 부산 재건에 힘쓴 위트컴 장군의 제1회 추모 연주회를 개최했다.

 

당시 송기호 총재는 “위트컴 장군의 박애정신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기르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 매년 위트컴 장군의 추모연주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오랜 기간 수많은 국제 교류 역사가 배어 있는 곳이다. 오늘의 부산 역시 세계와 무역하며 해운과 수산의 중심지로 역할하고 있다. 

 

열린 세계인의 마음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협력과 선행을 몸소 실천한 위트컴 장군의 모습에서 세계시민으로서 인류공영에 어떻게 이바지했는지를 잘 볼 수 있다. 이 또한 부산시민의 DNA와 너무도 일치한다. 위트컴 장군은 영원한 한국인이자 부산인이다.

 

김 교수도 이번 위트컴 장군 업적 특별좌담회에서 아인슈타인이 “우리를 위대한 정신과 행위로 이끌어주는 유일한 것은 위대하고 순수한 개인들의 본보기 삶이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그가 실천한 인류애를 공유하면 세계인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왕 유엔평화기념관장은 “위트컴 장군에게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장군’, ‘파란 눈의 천사’, ‘전쟁고아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는 전쟁 영웅일 뿐만 아니라 전쟁 이후 재건과 평화의 수호천사다”라고 언급했다.

 

힘의 원리가 작동되는 국제정세 속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현실을 고려할 때 위트컴 장군의 인류애와 한미동맹 헌신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문에 ‘위트컴 장군 기념조형물 건립’, ‘추모 연주회’ 등 장군을 재조명하고 선양하는 다양한 사업들은 지속 계승되어야 한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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