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새 경수로 가동...플루토늄 생산능력 4~5배 급증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북한이 연간 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약 30메가와트급 새 경수로를 가동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로써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은 기본보다 4∼5배 증가해 핵무기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현재 180개에서 300∼500개로 늘어날 것으로 경고했다.
북한은 최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을 발사하는 등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종다양한 미사일을 개발,배치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핵무기 생산능력 확보와 운반수단 확보를 위해 폭주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국제사회가 제동을 걸 방법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과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영변에 새 경수로를 가동하고 있다며 연간 약 15~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22일 자기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북한 영변 실험용 원자로와 배수구 사진을 올리고 "북한의 실험용 원자로가 가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로서 북한은 핵무기 생산을 위한 플루토늄을 연간 10∼20kg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10월 중순 이후 북한 영변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히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영변의 5메가와트(MW) 용량의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었고 2010년부터 영변 핵시설에 더 큰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했는데 발전 용량은 30MW로 추정되고 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핵무기 한 개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4kg이라고 가정하고 1년에 15kg을 생산하면 1년에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새 원자로에서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과 관련해 "아주 보수적으로 보면, 1년에 약 20kg의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5MW 원자로에서 생산하는 플루토늄양의 4~5배 더 많은 것으로, 상당한 양"이라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영변의 새) 원자로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은 연간 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면서 "플루토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결합한다면 연간 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로 늘리라고 지시한 이후 영변 핵시설 곳곳에서는 시설 확장과 개축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이 계속 포착돼 왔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km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과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했고 북한은 이에 따라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 무기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벌여 폭발력을 0.5∼2kt(킬로톤=TNT 1000t의 폭발력)에서 140kt 이상으로 키웠다. 또 소형화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판 '이스탄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 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 KN-24, 대구경 방사포 KN-25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배치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 타격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10월 말 발표한 '한국에 대한 핵 보장 강화 방안'보고서에서 한국을 주요 표적으로 겨누고 있는 북한 핵무기가 180개에 이르고, 북한은 2030년대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최대 300~500개까지 늘리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회조사국은 북한이 핵탄두 20∼60개를 만들 핵물질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31∼96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성하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VOA는 전했다.
한국군은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북한 지휘부를 직접 응징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로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안보당국이나 국민들의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위기의식은 희박한 실정이다.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와 함께 '핵·WMD 대응체계' 구성요소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체계는 다량으로 정밀 타격이 가능한 현무-2 탄도미사일과 현무-3 순항미사일,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정밀 유도 타격 무기를 사용하는것을 뼈대로 한다.
그러나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하는 고체연료 추진 핵무기 탑재 미사일을 전량 탐지해 완벽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