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통합관제 플랫폼과 자율군집제어 기술 개발 주도하는 ‘파블로항공’
방위사업청은 우주, AI, 유·무인복합, 로봇,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국방에 적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방산 중소기업을 ‘방산혁신기업 100’으로 지정해 육성 중이다. 2022년 12월부터 매년 20개 내외 기업을 5년 동안 선정하는데, 현재까지 35개사가 선정됐다. 뉴스투데이는 해당 기업들을 방문해 소개하는 방산혁신기업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파블로항공’은 2018년 설립된 신생기업이지만, 모빌리티 통합관제 플랫폼과 자율군집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드론아트쇼, 드론 배송, UAM(도심항공교통) 교통관제, 국방 무인 이동체 등 4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하는 무인 이동체 군집제어 전문기업이다. 최근에는 군집드론을 유·무인기에서 직접 통제하며 협업·협동이 가능한 ‘군집드론 중심의 유무인 협업 체계 개발’ 기술로 드론 분야에서 제2기 방산혁신기업에 선정됐다.
‘파블로항공’이란 회사명은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는다. 꿈꾸는 것을 그린다”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에 공감한 김영준 대표(CEO)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만들고 싶은 비전을 담아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인천 송도에 자리 잡은 회사는 지난해 220억원 규모의 프리 IPO(기업공개)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창사 5년 만에 누적자금 44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상장 절차에 맞춰 기술특례 IPO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드론을 단순 제품 수준이 아닌 현장에서 서비스에 활용될 때 필요한 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점이 기존 드론 기업들과 차별성이며, 이를 위해 항공우주공학 중심의 시스템 통합 엔지니어와 기존 항공산업 관련 종사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부설연구소에 근무하는 항공우주 관련 전공자는 전체 인원의 61% 정도이며, 석·박사 비중은 약 54%를 차지한다.
회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은 서로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유·무인기를 하나의 스크린에서 구현해 통합 관제할 수 있는 ‘모빌리티 통합관제 플랫폼’과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 다양한 환경에서 복잡한 임무를 유연하게 수행하는 ‘자율군집제어 기술’이다. 구체적으로 군집 체계 종합 기술, 군집 관제 시스템 기술, 비행제어시스템 기술, 자율항법 기술, 비행 안전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로 분류된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드론아트쇼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드론에 불꽃을 달 수 있는 불꽃드론 특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용 드론(소·중·대형 등)을 자체 개발해 2020년, 2022년에 불꽃드론쇼로 세계 기네스 기록에 2차례 등재됐으며, 최근 불꽃드론 800대 공연에 성공해 세계 기네스 기록을 자체 경신하기도 했다.
드론 배송 분야에서는 민관을 초월해 정부의 실증사업 추진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드론 배송 센터를 열고 소비자에게 드론으로 편의점 물품을 배송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2021년 도심 물류 배송 규제 샌드박스 사업을 진행해 도심지역에서 물류 배송 총 207회, 1909km의 비행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물류 접근성이 취약한 강원도 지역에 생필품이나 재난구호 물품을 배송하는 정부 실증사업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UAM 교통관제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최초로 K-UAM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최근 UAM 교통관리플랫폼인 ‘어반링크X(UrbanLinkX)’로 CES 2024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군집제어 기술로 유·무인항공기 협업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중고도 무인항공기(MUAV)의 속도·고도·온도·습도 등을 측정하는 대기자료시스템(ADS) 장비 국산화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파블로항공은 자율 군집제어 기술과 관련해 다양한 정부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는 5G 상용망 및 Wi-Fi 폐쇄망을 혼용해 리더 드론에서 팔로워 드론까지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대한항공과는 군집드론을 투입해 AI 진단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와 정비 수행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진행하는 과제에 참여해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여러 방산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해외사업으로는 미국 뉴욕의 뉴욕항공진흥원(NUAIR)과 함께 2022년 회사의 관제 시스템을 시라큐스 국제공항에 세팅하고 자체 개발한 멀티콥터 드론과 고정익 드론으로 성공적인 드론 배송 실증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미국의 스타트업들과 NASA에서 주관한 ‘도심 비행환경 안정성 개선 프로젝트(BE-WindEE)’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올해에는 드론쇼에 사용되는 불꽃드론(PabloX F40)을 양산해 미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도 하고 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인텔이 수행한 드론쇼를 본 후 그해 8월에 파블로항공을 설립한 김영준 대표는 “향후 방산 영역을 포함해 드론 배송, 드론아트쇼, UAM 분야에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미래의 드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상, 해상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모빌리티를 관제 기술로 잇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