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숙 수협은행장, '최다 순익' 재무성과 증명...지주전환 기반 마련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Sh수협은행이 강신숙 행장 체제에서 실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직 내 대표적 ‘영업통’으로 평가 받는 강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자·비(非)이자 부문 이익 증대가 뚜렷하다. 사업·수익 다각화로 지속가능성 제고에 나서겠다는 경영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강 행장은 수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금융지주 전환’ 작업 선봉장도 맡고 있다. 수협은행은 대규모 비용 투입과 지배구조 개편 등에 따른 부담으로 신중한 접근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마지막 해에 접어든 강 행장이 ‘깜짝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취임 첫 성적표 ‘합격점’...순이익 성장세 올해도 이어져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76억원으로 전년(2048억원) 대비 16.0% 증가했다. 이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신용사업)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이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이자 수익은 2조5758억원으로 1년 전(1조6540억원)과 비교해 5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 역시 40조2747억원에서 43조4694억원으로 7.9% 늘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57%로 전년(1.45%) 대비 0.12%포인트(p) 올랐다.
비이자 부문에선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549억원으로 전년(425억원) 대비 2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영업이익은 3443억원으로 1년 전(3063억원)보다 12.4% 확대됐다. 이자·비이자 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주요 실적 지표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시현한 셈이다.
2022년 11월 취임한 강 행장에게 지난해 실적은 사실상 첫 성적표다. 처음 제시한 ‘순이익 3000억원 달성’ 목표에는 미달했지만 역대 최대 기록으로 재무적 성과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세전(법인세) 기준 당기순이익은 303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견조한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31억원(세전)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강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저비용성 예수금과 핵심 예금 증대, 적극적인 연체 관리, 비이자 이익 증대에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 재무 성과 넘어 미래 비전 준비...‘수협금융지주’ 설립 토대 만든다
강 행장은 1979년 입행해 40년 넘게 수협에 몸담으며 금융 부문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수협인’이다. 특히 풍부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영업력이 무기다. 일례로 2001년 강 행장이 오금동지점장에 부임해 세운 15개 분기 연속 ‘전국 업적 평가 1위’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강 행장 취임은 수협중앙회가 정부의 공적 자금을 모두 털어낸 뒤 이뤄진 ‘미래 비전’ 발표와 맞물린다. 대표적으로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 중심의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데, 이를 주도할 인물로 강 행장이 낙점됐다.
금융지주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자회사사 있어야 하기 때문에 M&A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수협중앙회가 제시한 인수 대상 업종은 캐피탈과 자산운용, 증권 등이다.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초 수협은행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M&A 실탄’을 지원하기도 했다.
강 행장은 취임 후 금융지주 전환 전략 등을 담당하는 미래혁신추진실을 신설했다. 이어 지난해 말 미래혁신추진실 산하에 있던 M&A추진단을 떼어내 M&A추진실로 격상했다. 금융지주 전환에 필수적인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강 행장은 인수 우선순위로 캐피탈사와 자산운용사를 고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수협은행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다. 최소 2개의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이뤄지면 ‘수협금융지주(가칭)’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 아직은 탐색전...M&A 성과 발판으로 강 행장 연임할까
지난해 수협은행이 월컴금융그룹의 월컴캐피탈과 월컴자산운용 인수를 목전에 뒀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금융지주 전환 작업을 속도전으로 전개하기 보다는 매물 가격과 기대 효과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기조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올해 수협은행이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강 행장이 지난해 1월 “올해 단기적 과제로 M&A를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단기와 장기적 목표를 구분해 자회사를 확대하는 등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제시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금융지주 전환 목표 시점을 오는 2030년으로 제시했다. 일단 ‘첫 발’인 비은행 금융사 M&A가 이뤄져야 하고, 체급 확대를 뒷받침할 자본 확충과 수산업협동조합법(수협법) 개정 등도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걸 고려한 일정이다.
강 행장의 M&A 전담 조직 확대도 가시적 성과 창출을 위한 의지로 평가된다. 강 행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종료되는데 금융지주 전환 작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나 성과가 일어나면 연임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있다.
수협은행은 현재도 M&A추진실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사 탐색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검토 중인 비은행 금융사 후보나 구체적 일정 등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자칫 인수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 등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서는 은행을 제외한 비금융 자회사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 보험과 카드는 사업이 있고, 증권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들의 몸값이 높다 보니 당장 M&A에 접근할 수 있는 건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