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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 24개' 가입 몰랐던 김병만…'본인 몰래' 가입된 보험 해결 방법은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1.19 08:21
ㅣ 수정 : 2024.11.19 08:21
김병만 "전처가 몰래 사망보험 24개 가입…뒤늦게 알게 돼"
본인 동의 없었다면 '불완전판매'로 계약 무효‧납입액 환불
'내보험 찾아줌'에서 보험상품 조회 가능…민원 제기 후 조사
보험업계, 불완전판매 예방 위해 '해피콜 가이드라인' 시행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코미디언 김병만이 전처가 자신 모르게 20개가 넘는 사망보험에 가입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히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인이 모르는 보험 가입내역이 있다는 주장에 피보험자의 동의 없이 가입이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병만의 법률대리인 임사라 변호사는 이달 13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병만의) 전처가 계약자로 가입한 보험이 24개이며 그 중 대부분이 사망보험이었다"면서 "재테크 보험, 연금보험도 섞여 있지만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면 수익자나 상속자에게 보험금이 가는 것이어서 사망보험과 다를 바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김병만이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본인 몰래 가입된 보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혼소송에서 각자의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신청을 했는데, 이 때 본인 명의의 생명보험 가입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보험 수익자는 대부분 전처 명의로 돼 있었고, 그 중 일부는 전처의 친딸이자 김병만의 입양 딸인 자녀로 돼 있었다는 게 임 변호사의 설명이다.
실제 본인 모르게 보험을 가입하기는 쉽지 않다. 통상 보험사에서는 사망보험 계약이 체결된 이후 '해피콜(완전판매모니터링)'을 통해 피보험자가 계약내용을 알고 있는지, 계약 내용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김병만이 자신의 생명보험 가입 내역을 몰랐다면 정상적인 보험가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일 김병만이 계약서에 자필 사명을 했고, 해피콜 통화 과정에서 계약내용에 동의했다고 답변했다면 계약은 유효하다. 하지만 본인이 서명한 사실이 없고 해피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은 무효가 된다. 불완전판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정말로 본인 모르게 가입이 됐다면 판매 과정에서 누락됐다거나 대리 서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피보험자 연락처를 허위로 기입해 해피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 공시 기준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의 종신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은 0.15%"라며 "이 가운데는 상품 설명 누락, 보상 관련 오인 등이 포함돼 이를 감안하면 실제 본인이 모르게 가입한 계약 건수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직접 서명한 것이 아니라면 불완전판매이고, 피보험자의 동의 없이 사망보험 계약이 이뤄졌다면 계약 자체가 무효"라면서 "보험사에 민원을 제기한다면 조사가 진행되고, 불완전판매로 결론이 나면 환불 등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피보험자의 동의 없이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피보험자 몰래 가입이 이뤄진다면 설계사와 공모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텔레마케팅(TM) 채널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서 피보험자 정보를 고의적으로 도용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본인 동의 없이 보험상품 가입이 이뤄진 경우에는 보험사 민원 또는 금융감독원 민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본인의 보험 가입 내역은 생명‧손해보험협회 '내보험 찾아줌'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본인 명의로 가입된 보험상품은 '내보험 찾아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만일 본인 동의 없이 가입된 보험이 있다면 보험사 민원이나 금융감독원 민원을 통해 가입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인 동의 없이 보험상품에 가입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보험사 민원을 통해 계약을 해지하고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민원을 접수하면 보험사 또는 금융당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불완전판매로 밝혀지면 환불 등 절차가 이뤄진다.
다만 보험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약서에 직접 서명했다면 계약 무효화는 어렵다. 이 경우 보험을 해약하고 해약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최근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보험회사 해피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나섰다. 이는 보험업권 자율 규제로, 보험사 간 다소 상이했던 해피콜 세부 실무처리 방법과 기준을 통일하고 준수 사항 등을 마련해 보험사별로 자체적으로 실시해왔던 해키폴 사전알림서비스를 보험업계 전체로 확대 시행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불완전판매 예방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이달 15일부터 시행됐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해피콜 질문에 소비자가 오답‧무응답하는 경우 단계별 대응원칙을 마련해 보험사가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불완전판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들마다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프로세스라면 피보험자가 보험가입 사실을 모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이 이뤄지면 보험사 콜센터에서 피보험자에게 동의 여부와 계약내용 인지 여부를 확인한다"면서 "통화 내용은 녹음해 보관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나 허위 정보로 가입한 사실이 밝혀지면 피보험자는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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