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단 쇄신”…은행권, 차기 은행장 후보 속속 발표
KB국민은행,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추천
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선정
신한·하나·NH농협, 은행장 최종 후보 12월 중순 발표 예정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이번 달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는 가운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업계에선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은행들도 이달 중순 쯤 차기 행장의 윤곽이 확실히 드러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경영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권이 차기 은행장 후보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차기 은행장 후보를 발표했는데, 은행 내부에서도 1년 더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근 행장이 아닌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가 추천됐다.
KB금융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되는 첫 사례로, 금융 업계에선 ‘안정’보다 ‘변화’를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비은행 부문을 두루 거친 만큼 은행과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은행장 최종 후보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선정하며, 조직문화 쇄신과 세대교체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정 부행장을 후보로 낙점하면서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정 부행장은 행장 후보군 가운데 최연소로, 은행 부행장 19명 중에서도 막내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세대교체 키워드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병규 행장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으로 연임 도전을 포기한 상황에서, 정 부행장은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시키고, 내부 파벌을 융합해야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고, 혁신형 조직 개편과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은행들에 집중된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올해 6번 넘게 발생한 금융사고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은행장 후보와 관련해, 차기 행장 후보를 물색하는 롱리스트나 숏리스트 등의 발표 계획은 전혀 없고, 12월 중순 쯤 최종 후보자 1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임추위에서 추천된 1인이 은행 주총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임되고, 내년 1일자로 임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타사에 비해 내부통제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압축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중이고 최종 후보 발표 시점을 확정한 상황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12월 중순 쯤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깜짝 발표되는 은행장 후보들을 보면, 인사라고 하는 게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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