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1.13 00:30 ㅣ 수정 : 2025.01.13 17:05
[기사요약] 체리, 1.25GWh급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 건설 중 BYD, CATL 및 상하이車,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돌입 계획 스텔란티스, ‘닷지 차저 데이토나’ 차량으로 반고체 배터리 셀 테스트 계획 삼성SDI, 현대차그룹 및 SK온 등 국내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활발히 개발 중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체리를 비롯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체리, BYD, CATL 및 상하이車,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
체리는 안휘성 우후에 세계 최초로 기가와트급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지난해 11월 중순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약 10만 평방미터의 부지 위에 ‘안와 신에너지 유한공사(이하 안와)’와 ‘우후 경제개발구’가 공동으로 전도체 배터리 산업단지를 건설해 5GWh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R&D센터와 자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인데 첫 번째 생산 라인의 용량은 1.25GWh로 예정되어 있다.
금년 내에 출시될 2세대의 경우 에너지 밀도는 400Wh/kg, 2027년에 나올 3세대는 500Wh/kg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와’에 따르면 생산 공정이 11단계에서 5단계로 단축될 뿐만 아니라 고정자산 투자도 30% 감축되고 에너지 소비도 20% 감소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이러한 계획이 실현된다면 매우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한편 BYD의 경우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핵심적인 두 개의 특허를 공개한 바 있다.
첫 번째 특허는 배터리 가장 바깥쪽 층을 세라믹으로 설계했고, 두 번째 특허는 배터리 바깥층을 유연한 완충으로 설계함으로써 강성 및 경도를 높이고 배터리 초기 성능과 사이클 성능을 제고시키도록 했다.
BYD는 이를 바탕으로 용량 60Ah 이상, 에너지 밀도 400Wh/kg가 충족되도록 하여 2027년 이후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인데 생산 규모는 아직 소량으로 1천 대 규모로 시작해 2030년 4만대, 2033년 약 12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CATL은 지난해 11월 황화물 기반 전고체 배처리 20Ah 용량의 시제품을 테스트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전고체 배터리 관련 연구 인력을 1천 명으로 확대한 CATL은 아직 전동 스쿠터 등에 적용 가능한 소용량이긴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금년 내에 1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끝내고,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2030년 이후 2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반고체 배터리인 ‘응축 배터리’ 상용화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자동차 업체중 하나인 ‘상하이자동차’ 역시 금년 중으로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양산에 돌입해 2027년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상하이자동차’는 중합체-무기물 복합 전해질 재료를 바탕으로 에너지 밀도 400Wh/kg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스텔란티스, 내년에 자사 전기차 모델에 전고체 배터리 장착 테스트 계획
한편 스텔란티스는 ‘팩토리얼’이 개발한 준전고체 배터리를 늦어도 2026년에 ‘닷지 차저 데이토나’ 모델에 장착해 테스트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배터리는 그래파이트가 아닌 리튬 양극을 채용한 것이다.
배터리 스타트업인 ‘팩토리얼’은 2021년 스텔란티스로부터 약 7500만달러를 투자받고 2022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로부터도 2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 현대차그룹과도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팩토리얼’은 에너지 밀도 450Wh/kg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메르세데스 벤츠를 위한 2세대 황화물 전고체 배터리 ‘솔스티스’를 출시했는데 2030년 내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솔스티스’를 적용할 경우 차량 무게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주행거리를 최대 80%까지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SDI와 현대차그룹 등,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발빠른 행보 중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에서도 삼성SDI, 현대차그룹 및 SK온 등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2024년 10월 중순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 ‘차세대 배터리 내재화 계획’에 따라 자사 소재 의왕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연구동을 건립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의왕연구소에 구축 중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 라인은 빠르면 금년 1월 중으로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SK온의 경우 한양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지난해 10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용 리튬 메탈 음극을 개발한 바 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원은 지난 2022년 탄성력과 복원력이 우수한 합성수지인 ‘엘라스토머’ 형태의 고분자 전해질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 바 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전기차 주행거리가 800km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배터리 형태와 관련해 삼성SDI는 각형을, LG엔솔과 SK온은 파우치형을 각각 추구하고 있는데 각형이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반면 안정성, 제작 유연성 및 고객 수요 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쪼록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우리 업체들이 중국 등에 뒤처지지 않고 성과를 올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