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무기]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L-SAM’ 양산 돌입…‘천궁-Ⅱ’와 패키지 수출도 기대
핵심기술과 부품 대부분 국산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 완전히 독자 개발한 첫 사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제16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 16일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의 개발 완료 결과를 확인하고, 양산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LIG넥스원이 L-SAM 양산에 돌입한다. 양산사업 기간은 2025년∼2030년이고, 총사업비는 약 1조 730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5년 탐색개발을 시작한 L-SAM은 2019년 12월 체계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11월 체계개발을 완료하면서 개발에 성공했다. LIG넥스원이 L-SAM의 체계종합과 함께 AAM 체계개발 및 생산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ABM 체계개발과 발사대 생산을 맡았고, 한화시스템이 다기능 레이다(MFR) 개발을 담당했다.
또 탐색기와 유도조종장치, 구동장치 등은 LIG넥스원이, 측추력기와 위치자세제어장치(DACS) 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개발에 1조 2000억원이 투입된 L-SAM은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종말 단계 요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말 단계 상층에서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단계, 외기권에서 고공비행하는 중간단계, 고도 100㎞ 이하의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물을 향해 하강하는 ‘종말 단계’를 거치게 되며, 종말 단계는 통상 고도 40㎞를 기준으로 상층과 하층으로 나뉜다.
현재 배치된 미국산 패트리어트(PAC-3)와 천궁-Ⅱ(M-SAM-Ⅱ)는 종말 단계의 하층인 고도 15∼40㎞에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무기이고, 상층인 고도 40∼60㎞에서는 L-SAM이 방어하는 다층방어 시스템이 구축된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자산으로 종말 단계의 상층을 방어하는 무기이지만 L-SAM보다 요격고도가 높다.
즉 L-SAM은 패트리어트나 천궁-Ⅱ보다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 범위를 확장하는 전력이다. L-SAM이 상층에서 먼저 요격에 나서고 만약 실패할 경우 하층에서 M-SAM-Ⅱ로 한 번 더 요격을 시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극소수 국가만 보유한 요격 관련 최첨단 기술들이 국내에서 개발돼 적용됐다.
특히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적 미사일을 정확히 타격하는 직격 요격(Hit To Kill) 방식을 채택했다. 목표물 주변에서 폭발해 파편으로 요격하는 방식보다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나고 기술적 난도가 높다.
이를 위해 공기가 희박한 고고도에서 순간적인 위치변환과 정밀한 자세 조정이 가능하도록 추력을 제어하는 위치자세제어장치(DACS)와 먼 거리의 미세한 열원을 감지·추적하는 적외선 영상탐색기(IIR)도 국내기술로 구현했다.
또한, IIR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요격 직전 신속하게 L-SAM의 직격요격체(Kill Vehicle)로부터 분리되는 전방 덮개, 요격 순간 운동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직격요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차적으로 목표물에 접근하고 2차적으로 요격 직전까지 궤도 수정이 가능하도록 L-SAM이 보유한 추진에너지를 분배하는 장치인 이중 펄스형 추진기관 등도 개발의 주요 성과다.
2027년부터 방공포 부대에 배치될 L-SAM은 다기능레이더, 교전통제소, 작전통제소, 발사대 4개로 1개 포대를 구성한다. 발사대는 항공기 요격미사일(AAM)용 2대와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ABM)용 2대로 운용한다.
단일 포대에서 항공기 요격과 탄도미사일 요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개발돼 AAM과 ABM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으며, 발사대 1대에는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는 발사관 6개가 트레일러에 실려 있는 형태다. L-SAM은 핵심기술과 부품 대부분을 국산화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를 완전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사례로 꼽힌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L-SAM 개발은 대한민국이 탄도미사일 다층방어 능력을 독자적으로 구축한 국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만큼 수출 전망도 밝으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라크 등에 수출돼 ‘중동의 미사일 방패’ 역할을 하는 천궁-Ⅱ와 통합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 L-SAM은 외국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 면에서 미국의 사드보다 훨씬 뛰어나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재정적 부담이 있는 나라에선 주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천궁-Ⅱ를 구매했거나 구매를 고려하는 나라로선 다층방어를 위해 L-SAM에 관심이 높다. 따라서 L-SAM과 천궁-Ⅱ를 패키지로 묶어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제안하면 추가적인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군은 최근 L-SAM에 이어 요격고도가 더 높아 방어 범위가 L-SAM 대비 3∼4배 넓은 L-SAM-Ⅱ 개발에도 착수했다. L-SAM-Ⅱ는 일반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탄도 궤적보다 낮은 고도로 활공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능까지 갖출 예정인데, 오는 2028년까지 약 5677억원이 투입되며 국내 19개 업체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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