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대출 한파’ 불가피...은행들, 문턱 더 높이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11.20 08:23 ㅣ 수정 : 2024.11.20 08:23

7월부터 금리 인상 등 고강도 관리 했는데
은행권 주담대 3분기에만 22.7조원 증가해
비대면 닫고 상환 유도...추가 조치 나오나
둔화 확인 전까지 대출 문턱 계속 높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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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사 /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말 ‘대출 한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은행들은 금리 인상과 취급 제한 등의 방식으로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는데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실수요자들이 대출 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2분기 말(1779조8000억원) 대비 16조원 증가한 17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은 전분기(13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이 기간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은 3조4000억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19조4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기관별로 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예금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959조2000억원으로 2분기 말(936조5000억원)보다 22조7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주담대는 역대 최대 증가폭인 2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1조3000억원)과 신용협동조합(-8000억원), 새마을금고(-1000억원) 등에서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거래 확대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용대출은 둔화됐지만 주담대는 억제되지 않았다. 올 3분기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 중 주담대(720조500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5.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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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그래프=뉴스투데이]

 

이에 따라 적어도 올 연말까지 대출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올 4분기 가계대출 둔화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표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은행들도 보수적 대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일부 비대면 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갈수록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모바일·인터넷 창구를 닫은 건 사실상 대출 영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앞서 금리 인상을 통한 대출 문턱 높이기 효과가 시장금리 하락으로 상쇄되면서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주담대 만기 축소와 전세대출 제한 연장 등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도 잇따라 발표·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우리은행의 경우 아예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한시적 면제하기로 했다. 이는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 대출 상환 유도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신규 대출 영업은 물론 기존 잔액도 줄여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은행권에선 10월부터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해 11~12월도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올 하반기 벌어진 대출 대란 여파로 내년 초 대출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내년 대출 목표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보수적 수치가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7월부터 대책의 강도와 범위를 키워나가면서 현재까지 왔고, 반영되는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3분기 중에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는 은행별 대출 목표치 관리 이슈도 부담이라 당분간 대출도 제한적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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