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1.28 13:07 ㅣ 수정 : 2024.11.28 13:07
어깨 관절 부하 최대 60% 낮춰…보조력 최대 3.7kgf 국내 판매 후 2026년 유럽·북미 등 글로벌 판매 계획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현대차·기아가 작업자 능률은 올리고 근골격계 부담은 낮춰주는 무동력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출시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엑스블 숄더 최초 공개와 함께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으로 현장에서 작업자들 어깨·팔꿈치 등 상완 근력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작됐다. 착용 시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가 최대 60%와 30%씩 경감된다.
이 제품은 2022년부터 현대차·기아 국내외 생산 공장에서 현장 작업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했다.
엑스블 숄더는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가볍고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어 유지 및 관리가 편리하다.
기술의 핵심은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해 보조력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 모듈은 크랭크 축과 인장 스프링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근력 보상 모듈이 작동하면 모듈 내부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 축에 ‘회전력(토크)’ 형태로 전달되며 이렇게 생성된 회전력은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멀티링크 구조 덕분에 각 링크 길이와 결합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작업 환경별 최적의 보조력을 생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멀티링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엑스블 숄더는 사용자 안전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작됐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가 적용돼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줄였다. 팔 받침 등 사용자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차량의 크래시 패드에 쓰이는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충격에도 인체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제품 총 무게는 1.9㎏이며 착용자 신체에 맞춰 본체 길이는 406mm부터 446mm까지 직접 조정 가능하다. 조끼 형태로 제품을 착용해도 다른 동작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으며 어깨 관절을 굽히고 펴는 각도는 0~180도까지로 구현했다.
엑스블 숄더는 자세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사용하는 '기본형'과 동일 자세 반복 작업에 적합한 '조절형' 두 가지다. 기본형은 최대 2.9kgf, 조절형은 최대 3.7kgf 보조력을 제공한다. kgf는 지구 표준중력가속도에서 1kg의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지는 힘을 의미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엑스블 숄더를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우선 공급한다. 이어 내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와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른 분야 타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하고 2026년에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로보틱스랩은 구매 희망 기업에게 ‘엑스블 숄더 통합 컨설팅’을 통해 엑스블 숄더 적용시 부하 경감 정도를 나타내는 평가지표 등을 제공한다.
로보틱스랩은 엑스블 숄더에 이어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하는 '엑스블 웨이스트', 보행 약자 재활을 위한 의료용 '엑스블 멕스' 등 착용 로봇 제품군 개발을 지속 추진한다.
현동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더 많은 사람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24억달러에서 2033년 136억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