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2.19 05:00 ㅣ 수정 : 2024.12.19 05:00
CES 2025, 내년 1월 7~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 CES 2024·2025, 최첨단 AI기술의 향연장 기대감 커 삼성전자, 참가업체 최대규모 1019평에 'AI홈' 기술 뽐낼 듯 SK, AI 밸류체인 극대화한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제시 LG, AI 첨단기술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공개할 예정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5'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CES 2025는 2025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 계열 기업들도 전시장을 마련해 참여하는 등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열린 CES 2022·2023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등이 화두로 떠오르며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관심거리가 올해부터 AI(인공지능)로 넘어오면서 CES 2024는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관련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CES 2025도 CES 2024에 이어 최첨단 AI 기술의 향연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CES 2025 주제는 '연결하고, 해결하며, 발견하라: 깊이 탐구하라(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다. 이는 AI를 통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변화에 적극 참여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최신 AI 기술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전자 기업의 올해 AI 성과를 기반으로 CES 2025 참가 전략을 예측해 봤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선언하고 AI가 일상 생활 속에서 고객 삶에 스며들어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 을 주제로 글로벌 테크 리더답게 AI가 밑바탕이 된 일상 속 똑똑한 초(超)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식재료를 똑똑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가 탑재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를 시작으로 △세탁 시간과 세제 분량을 자동 조절하고 건조까지 진행하는 ‘AI 맞춤’ 코스가 추가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사물, 공간 바닥 재질을 인식해 맞춤 작동하는 로봇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콤보’ 등 AI를 접목한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제품군) '비스포크'는 한층 강화된 연결성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시장에 본격 출시된 삼성전자 AI 가전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AI 가전 판매량은 150만대를 넘어섰다. 드럼 세탁기와 로봇청소기는 총판매량의 90% 이상을 AI 제품이 차지했으며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1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효과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1분기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VD·가전 부문 실적은 매출 13조4800억원과 영업이익 5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900억원 대비 2배 이상(178%) 올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VD·가전 사업에서 매출 14조4200억원과 영업이익 약 4900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0.2% 늘었고 직전 분기 대비 7%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CES 2025에서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을 주제로 올해보다 한층 강화되고 혁신을 이룬 AI 홈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여주듯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3368㎡(약 1019평) 규모 전시관에서 안전하고 개인화된 AI 경험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SK는 CES 2024에서 AI를 통한 '행복(Inspire Happiness)'을 화두로 제시했다면 CES 2025에서는 'AI 밸류체인(가치사슬) 리더십'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6월 경영전략회의, 9월 이천포럼, 10월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등 그룹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주요 연례 행사에서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룹 AI 사업 핵심축인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주축이 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한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등 그룹 AI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는 AI 수요의 최대 수혜업체다.
AI가 모든 산업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AI 반도체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기 위한 AI 반도체 핵심은 HBM(고(高)대역폭 메모리)이다. 이에 따라 HBM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시장 침체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SK하이닉스는 제2의 슈퍼호황기를 맞았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D램 내 HBM 비중은 30%까지 늘어났고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HBM이 주목받기 이전부터 연구개발(R&D)의 끈을 놓지 않아 시장 호황에 적기 대응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HBM을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로 자리매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에 기조 연설자로 참가할 예정인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2년 연속 CES에서 젠슨 황과 만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만난 두 사람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회장은 "HBM4(고대역폭 메모리 6세대) 공급을 앞당겨 달라는 엔비디아 측 요청을 받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끈끈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두 사람이 이번 만남을 통해 더욱 탄탄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지 여부에 기대감이 커진다.
글로벌 AI 컴퍼니를 지향하는 SK텔레콤은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에 집중한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하며 사업체질 전환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CES 20205에서는 SK텔레콤의 AI 기반 사이버 보안 기술력이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점쳐진다.
모바일 금융사기가 갈수록 고도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는데 SK텔레콤은 이를 겨냥해 AI 기반 모바일 금융사기 탐지·방지 기술 ‘스캠뱅가드’를 개발했다.
이는 모바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사이버 위협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딥러닝 구조 기반 미끼 문자 탐지 및 알림 △AI봇 기반 SNS(소셜미디어) 사기 방지 △머신러닝 기반 사기전화 패턴 탐지 식별 등이 주된 기능이다.
지난 10월부터 본격 상용화된 스캠뱅가드는 SK텔레콤의 에이닷 전화 스팸·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안내 서비스와 본인인증 서비스 앱 'PASS'와 채팅+ PC 버전의 스팸 필터링 서비스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스캠뱅가드는 CES 2025를 앞두고 지난달 17일 열린 'CES 혁신 어워즈'에서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거머쥐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LG전자는 CES 2025에서도 모빌리티 기술을 중점을 두며 AI로 달라질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시뮬레이션으로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에게 미래 주행 트렌드 경험을 선사한다.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그동안 CES에 참가해 완성차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비공개 부스만 운영해 왔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공개 부스를 만들어 관람객을 맞는 CES 2025의 의미는 더욱 크다.
LG전자는 CES 2024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Personalized Digital Cave)으로 재정의하고 LG전자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한데 모은 콘셉트카 '알파블'을 전시했다. 알파블가 모습을 드러내자 플렉서블(접을 수 있는 기능), 투명 등 다양한 폼팩터(제품 형태)를 갖춘 디스플레이 혁신 기술과 독보적인 가전 기술 및 솔루션이 눈길을 모았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CES 2025에 AI를 적용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전진 배치한다.
인캐빈 센싱은 운전 중 마주하는 외국어 도로 교통 표지판을 실시간 번역하고 표지판 의미를 파악한다. 또한 이 솔루션은 운전 중 운전자가 관심 깊게 본 랜드마크 등을 센서가 인식해 주행 후 상세 설명하며 카메라, 센서로 차 내부를 감지하고 분석해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예방한다.
이에 따라 관람객은 전시장에 설치된 콘셉트 차량에 탑승해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모든 혁신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LG전자가 '고객을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의미를 담아 AI를 재정의한 '공감지능'이라는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운전자와 공감하는 AI기술을 적용한 인캐빈 센싱 솔루션을 통해 운전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LG전자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 한해 상당수 기업에 최대 관심거리는 AI"라며 "기존에 추구해온 중장기 전략을 전면 수정할 만큼 기대가 큰 미래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ES 2025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4보다 더욱 고도화되고 혁신적인 기술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AI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하고 세계 유명 기업의 AI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