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부출신'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 수익성·건전성 방어 '과제'
농협금융, 농협손보 차기 대표에 송춘수 전 부사장 추천
송 후보, 20년 이상 보험 분야 근무한 '보험전문가' 평가
농협손보 신계약 CSM 급감…수익성 방어 '최우선 임무'
당국 가이드라인 적용 따른 K-ICS 비율 개선도 해결해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농협손해보험 새 대표에 송춘수 전 농협손보 부사장이 내정됐다. 송 전 부사장은 농협손보 사상 첫 내부출신 대표로, 보험분야에서만 20년 이상을 근무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송 후보는 농협손보의 건전성과 수익성 방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 농협손보 대표이사에 추천된 송 전 부사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장물보험사업팀장, 생명보험관리팀장, 보험자산관리팀장 등을 지내며 보험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2년 농협손보 출범과 함께 자리를 옮겨 총무부장, 상품고객본부장, 경남지역총국장, 마케팅전략본부장, 법인영업부장 등을 지냈으며 2022년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송 전 부사장는 보험 분야에서만 20년 이상을 근무한 보험전문가로서 보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경험을 겸비한 보험전문가로 평가된다. 임추위는 송 전 부사장이 농협손보의 상품고객본부, 농업보험본부, 마케팅전략본부, 법인영업부 등 다양한 요직을 두루 거치며 누구보다도 내부사정과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준비된 실무형 CEO라고 평가했다.
농협금융은 송 전 부사장에게 금리인하·경기둔화·규제강화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돌파하고 건전성과 수익성 제고를 견인할 인물로 기대하고 있다.
임추위는 송 전 부사장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보험 전문성과 실무경험을 겸비해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손해보험의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초의 농협손보 내부 출신 대표이사로서 직원 사기진작과 장기적인 인적경쟁력 강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송 전 부사장의 취임 후 최대 과제는 수익성 제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손보는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내년에는 금리인하와 경기둔화 등으로 보험업계가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직면한 데다 감독당국의 규제강화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농협손보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농협손보의 CSM 잔액은 올해 1분기말 2조1973억원에서 2분기말 2조1424억원, 3분기 2조1203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누계 신계약 CSM은 2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2699억원에 비해 15% 감소했다. 3분기 개별 신계약 CSM은 499억원으로 전년 3분기 929억원에 비해 41.5%나 감소했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기대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손보업계는 무·저해지환급형 상품 해지율 가정 변경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11월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경쟁 등 장기 리스크가 내재된 무·저해지 상품경쟁이 과열됐다며 신지급여력제도(K-ICS) 해지위험액 정교화에 나섰다. 보험사가 해지율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해 완납 시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보험부채)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당국이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산출 방법을 변경하면서 무·저해지 상품 특성에 맞춰 표준형과 다른 방식으로 해지위험액을 산출하게 된다. 당국은 이를 올해 말 감사보고서에 적용하도록 해 4분기 CSM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당국 지침을 적용하면 가정 변경에 따른 부채 증가가 전망돼 K-ICS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는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이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어서 K-ICS 비율 관리 부담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상반기말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223.5%, 경과조치 후 306.6%다. 전년말과 비교하면 경과조치 전 비율은 248.2%에서 24.7%p, 경과조치 후 비율은 316.8%에서 10.2%p 낮아진 것이다.
문제는 무·저해지 상품 가정변경을 적용하면 K-ICS 비율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CSM 보유량이 줄어 가용자본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자본을 확충하며 대응에 분주한 상황이다. 농협손보는 이달 27일 4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건전성 제고에 나섰다. 조달자금의 구체적 사용 목적은 재무건전성 제고이며, 4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전액은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당국 지침 적용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신계약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CSM 규모를 늘리기 위한 상품 개발 등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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