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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보릿고개 버텨라' 긴축 지속…실적 개선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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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1.09 08:19 ㅣ 수정 : 2025.01.10 10:22

무이자할부 축소·'혜자카드' 단종 등 혜택 축소
희망퇴직 단행하며 인건비 감축까지 '비용절감'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카드론 규제 등 첩첩산중
업계 "수익 낼 방안 없어"…올해 실적 전망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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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확대하기 시작했던 무이자할부 기간을 다시 축소하면서 긴축경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일부 카드사들은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인하에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방침까지 더해져 어려운 업황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 중에 6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이 가운데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카드는 2~3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우리·BC카드는 2~4개월, 롯데카드는 2~5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한다. 전월 우리·BC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카드사들은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에게 인기를 끈 '혜자카드'도 단종하고 있다. 혜자카드는 적은 연회비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고객이 찾는 상품이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이를 단종하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단종된 카드상품은 373종이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는 282종, 체크카드는 91종이다.

 

현대카드는 '네이버 현대카드'를 이달 22일부터 단종한다. 이 카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무료이용, 네이버페이 월 최대 1만원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하이포인트', '딥드림'을 단종시켰으며 하나카드는 '샵 애니 하나카드' 등 인기를 끌었던 카드를 단종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 카드상품 69종에 대한 신규·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또 △국민카드 42종 △현대카드 35종 △롯데카드 20종 △신한카드 15종의 카드가 사라지게 됐다.

 

일부 카드사들은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건비 감축에도 나섰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직의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1968~197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총 62명을 대상으로 확정했다. 현대카드는 희망퇴직 시행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혜자카드'를 단종하며 혜택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데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수수료율을 우대받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1%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된 수수료율은 내달 14일부터 적용된다.

 

우대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는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연매출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은 동결돼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카드결제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민간 소비 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민간소비 성장률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인 2021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함께 민간소비성장률도 하락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약 3%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금액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2022년 상반기까지 10% 이상의 높은 성장성을 나타내던 월간 카드승인실적은 2023년 하반기 10% 미만으로 둔화됐다. 국내 7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합산기준 지난해 1~9월 총카드 이용실적은 78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750조원에 비해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카드사의 기본적 수익창출의 원천인 신용카드 사용금액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025년 신용카드사의 실적은 전년의 저하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종합적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개선이 크지 않은 가운데 건전성 저하 압력이 지속돼 저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가계대출 규제로 카드론 성장마저 제약될 것으로 보여 카드사 입장에서는 돈을 벌 수 있는 방안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돼 풍선효과로 카드론 이용액이 증가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시 카드론에 대한 규제 역시 강화해 왔다. 2017년 가계부채 총량규제, 2022년 DSR 규제 내 카드론 편입 등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에는 당국이 카드론 총량규제를 재개할 것으로 보이면서 카드론 자산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된 데다 당국이 카드론에 대한 규제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2023년보다 나았던 것으로 판단하는데, 올해는 2023년보다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자영업자의 부담이 축소될 것 같지만, 소비가 둔화되고 있어 실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수수료율을 다소 인상하더라도 카드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혜택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 더 소상공인에게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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