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유 기자 입력 : 2025.01.21 09:01 ㅣ 수정 : 2025.01.21 09:01
취임식 이후 일부 코인 급락, 준비자산 법안 보류 탓 향후 규제 완화 및 시장 성장 촉진 기대 각종 코인 제도권 진입 가능성 AI와 블록체인 결합, 가상자산 범위 확장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전임 바이든 정부가 남긴 정책들의 선도적 전환과 비트코인, 리플(XRP), 솔라나(SOL) 등 코인의 제도권 진입 가속화, 미국 내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 촉진 사항 등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의 친화 정책으로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트럼프는 재선 공약(Trump Agenda47)에 가상자산(crypto) 규제 완화와 관련 산업 진흥, SEC 위원장 해고, 비트코인 국가 비축물 (national stockpile) 취급 가능성 시사, 가상자산 생태계를 고려한 미국 내 법적 틀 마련 등에 대해 언급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 우선 전략 비축(America-first strategic reserve)"이라는 공약을 통해 비트코인과 더불어 주요 암호화폐들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계획을 언급해왔다. 이는 비트코인을 향후 5년 동안 매년 20만개씩 사들여 최대 100만개를 보유하겠다는 내용으로, 미국 내 가상자산 시장의 확장과 법적 인정을 위한 중요 신호로 여겨진다. 실제 이행된다면 총발행량에 제한이 있는 비트코인 특성에 따라 수급 효과를 부추겨 전체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취임식 당시 가상자산 시장은 다소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비트코인과 리플 등의 유명 가상자산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일 상승해 약 10만9241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취임식을 기점으로 줄줄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10만952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장을 보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가상자산 관련 언급을 하지않았고, 관련 법안이 당장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락을 "취임 직후 비트코인 및 리플 관련 법안이 보류된 상황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반응"으로 진단했다.
향후 미국 우선 전략 비축 정책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가상자산은 금, 외화와 같은 미국의 공식 준비자산으로 자리 잡게 된다. 달러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비트코인을 국제 금융 체계의 주요 축으로 편입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게이프는 "미국 기반 가상자산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함께 알트코인, 특히 리플과 솔라나가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규제 변화가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배 업비트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당시의 보고서에서 "향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제조업 리쇼어링, 금융 규제 완화 등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나타난다면 전통 금융사의 가상자산 익스포져 확대, 가상자산 신사업 진출 등 기존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시장간 유기적 연결고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명령이 어떤 내용일지 많은 예측이 오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존 정책에 대한 철폐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형태의 가산시장개발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자산 토큰화와 디파이 협력에 나설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2025년 가상자산시장은 디파이(DeFi)와 AI 에이전트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디파이란 탈중앙화된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관리자 없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만 동작하는 금융 서비스다. AI 에이전트는 은행의 가상자산 참여 확대와 관련한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거래 자동화와 밈코인 홍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최윤영 코빗 연구원은 2025 전망 보고서에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가상자산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AI와 블록체인이 융합하는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메타버스와 토큰증권, RWA 등 현실의 다양한 요소와 연계되어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새로운 행정부 하에서 은행감독기관이 기존 정책 기조를 재고하고 정책 변화를 이끌어 준다면 미국 내 금융기관이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것이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약과 행정명령의 이행 속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마라 코헨 블랙록 ETF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7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인 만큼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적으로 채택 수준과 속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미국의 가상자산 준비자산화가 실현된다면, 이는 전 세계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초부터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에 따라, 투자자들의 전략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미국과 글로벌 시장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며 "투자자는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