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유 기자 입력 : 2024.12.17 09:05 ㅣ 수정 : 2024.12.17 09:05
정치적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자금 몰려 초단기채 펀드와 CMA등 인기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최근 탄핵 정국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에게 상대적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파킹형 상품’이 유력한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초단기채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그리고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높은 환금성과 안정적인 수익률로 인해 단기 자금을 맡기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국내 초단기채 펀드 65개의 누적설정액은 33조7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새 1조1021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1조1368억원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초단기채 펀드가 자금 유입의 중심에 있었던 셈이다.
CMA 또한 주목할 만하다. 개인 및 법인 합산 CMA 잔고는 지난 12일 기준 86조5344억원으로, 일주일간 2조3738억원이 증가했다. CMA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계좌로, 단기적으로 자금을 보관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서 환금성이 높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초단기채 펀드와 CMA는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 상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파킹형 ETF 역시 단기 자금을 맡기려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자금 순유입 상위 3개 ETF는 모두 파킹형 상품이 차지해 왔다.
실제 지난 한주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4772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은 4641억원, 그리고 NH-Amundi의 ‘1Q 머니마켓액티브’는 3059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파킹형 ETF는 CD금리(91일물)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을 기반으로 일할 계산된 금리를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구조다. 증권사 계좌에서 직접 매수할 수 있어 예금보다 편리한 대기성 자금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킹형 ETF는 중도 환매 수수료가 없고, 환매 시 매일 이자가 복리로 반영돼 단기 자금을 운용하기 적합하다”며 “금리가 낮아진 정기예금 대비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파킹형 상품에 대한 과의존은 위험 요소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단기 상품의 수익률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최근 5대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3% 초반대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파킹형 상품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파킹형 ETF의 환차손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국채를 기반으로 한 SOFR 금리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 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또 “파킹형 상품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경제 변동성이 클 때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한다”며 “다만 금리 변화와 환율 리스크를 고려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단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서 파킹형 상품의 이점을 활용하되, 금리 하락과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유동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