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인뱅,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내세웠는데...건전성 지표 ‘들썩’
케이·카카오·토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쑥쑥
가계대출 확대 제동 걸리자 기업대출로 선회
금리 상승·경기 둔화 여파 건전성 지표 악화
신용평가 고도화 통한 건전 차주 발굴 대응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업계가 새 먹거리로 공략하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확대가 제한된 상황에 기업대출로 활로를 모색하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걱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조2693억원으로 전년동기(3조3023억원) 대비 29.3% 증가했다. 이 기간 케이뱅크가 7276억원에서 1조474억원으로 43.9%, 카카오뱅크가 7833억원에서 1조6660억원으로 112.7% 늘었다. 토스뱅크의 경우 1조7915억원에서 1조5559억원으로 13.1% 감소했지만 업계 내 가장 큰 잔액 규모를 유지했다.
이 같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팽창한 건 영업 전략 변화에 기인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법률상 대기업에 대한 대출 실행이 제한돼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만 가능하다.
개인사업자 공략으로 대출 규모를 키웠지만 자산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은 2023년 3분기 말 0.81%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85%로 1.04%포인트(p) 급등했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 △0.47%→1.72% △카카오뱅크 0.11%→1.21% △토스뱅크 1.86%→2.63%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NPL 잔액은 지난 2023년 3분기 말 33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64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총여신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2%에서 1.52%로 0.50%p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가계 부문 NPL 비율이 0.6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건전성 악화가 뚜렷하다.
이는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장기간 이어진 긴축 기조를 풀고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던 만큼 당장 유의미한 이자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업황과 매출마저 부진했던 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자산 건전성 악화가 이어지면 수익성에도 가격이 불가피하다. 잠재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1조123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9150억) 대비 22.8%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사업자 기반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상환력 약화와 부실 우려는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및 보증대출 확대로 대응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통해 새로 유입되는 고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연계 상품 공급 등의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유망한 분야라는 판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CSS가 고도화되면 업장의 매출 총액만을 기준으로 나열하는 게 아니라 시간대별 손님 분포, 매출 증대 가능성 같은 부분까지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 상환 능력 평가에 더 효과적”이라며 “바쁜 사장님들 사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편리한 대출이 입소문을 타고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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