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장기화 우려…금융권 “경영계획 수정해 자본비율 관리”

김세정 기자 입력 : 2024.12.24 08:21 ㅣ 수정 : 2024.12.24 08:21

미 FOMC 회의 직후 환율 1459원까지 상승
원·달러 환율, 2008년 이후 첫 1450원 돌파
당분간 1440~1450원대 중심 등락 전망
금융권, 환율 변동성 단계적 방어 계획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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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비상경영계획 수립 검토에 나섰다. 당초 1300원대 환율을 염두에 두고 내년 경영계획을 준비했던 금융사들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맞춰 기존 전략 수정을 고심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내외 정치 불안에 1430원대의 높은 레벨에서 등락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1459원까지 상승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8년 이후 처음 1450원을 돌파하는 등 원화 약세 기조가 강화돼, 당분간 고환율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당국 개입이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 강세 압력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외환규제 완화 조치 및 1450원 초반 대에서 대기 중인 국민연금 추가 헤지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440~1450원대를 중심으로 한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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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도 환율 상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을 가능성에 주시하면서, 환율 상승을 고려한 단계별 위기 대응 계획을 세워 외화유동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과거 영향을 미쳤던 주요 위기 상황들을 참고해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다. 

 

당사는 내부 보고서에서 환율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에서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영향 등으로 2025년에도 환율이 빠르게 해소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는 당초 내년 환율 전망을 1300~1450원 수준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향후 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영향은 있지만, 환율 변동성에도 방어 가능한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면밀한 자본 관리로 CET1 비율을 13% 이상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찍이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했던 하나금융지주도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경영계획에서 내년 평균 환율을 1385원으로 가정했지만, 당시 계획과 별개로 현재는 환율 전망치를 최고 1450원까지 염두에 두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환율 급상승 리스크를 대비한 단계별 관리방안을 수립해 이에 따라 외화유동성을 관리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주식, 환율, 금리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모니터링해 유관 부서와 공유하는 등 다양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말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환율을 올해 말 1360원, 내년 1350원 수준으로 가정했지만, 변동된 현 시점으로 다시 가정해 2025년 최대 1450원으로 예측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경제 지표와 유동성 및 여수신 현황 등을 각 소관 부서별로 점검 중”이라고 했고, 은행 측은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인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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