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유 기자 입력 : 2024.12.27 09:49 ㅣ 수정 : 2024.12.27 09:49
GDP 성장률 1.7% 전망치 보다 낮아질 가능성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iM증권은 체감경기 악화가 2024년 4분기 혹은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역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로 인해 12월 각종 체감지표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2020년 3월 18.3p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기업들의 체감지수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2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2로 전월보다 6p 하락한 62를, 비제조업 BSI 역시 12월 65로 11월 대비 4p 급락했다.
박 연구원은 "계엄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이에 따른 ‘연말 특수’ 소멸, 달러·원 환율 급등세 그리고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국내 제조업 경기 악화 그리고 1월 취임할 트럼프 2.0 정책 리스크 등이 소비 및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곤두박질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체감경기 악화가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 국내 GDP성장률의 역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2월 83.1로 11월 대비 9.6p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 경제심리지수 (ESI)는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음을 고려하면 역성장 리스크가 가시화된 것이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수출 경기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며 성장률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할 시점으로 봤다.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6.1로 24년 4분기에 비해 7.3p 하락했으며, 이처럼 100선을 밑돈 것은 올해 1분기(97.2) 이후 4분기 만이다. 박 연구원은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의 둔화가 주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국내 수출을 견인했던 반도체 수출전망이 악화하였다는 점이다"고 짚었다.
보고서에서 25년 1분기 반도체업종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64.4로 24년 4분기 135.2대비 급락했다. 내년 들면서 반도체 수출 경기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도체업종뿐만 아니라 가전(24년 4분기 97.5 → 25년 1분기 52.7), 전기·전자제품(24년 4분기 104.2 → 25년 1분기 85.3) 등 IT 전반 수출 경기가 악화할 전망이다.
동시에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비철금속 제품의 수출전망 역시 개선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철강·비철금속 제품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24년 4분기 66.2에서 25년 1분기 64.1로 수출 부진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이어 박 연구원은 오는 1월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환율 불안이 추가 금리인하의 제약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정책 공백 장기화와 특히 조기 추경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고려한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언제쯤 개선될지 모르는 체감경기 악화 속에 수출 경기마저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둔화한다면 25년 1분기 국내 GDP성장률의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성장률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 GDP 성장률이 역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2025년 GDP성장률의 하방 압력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iM증권이 2025년 GDP 성장률을 1.7%로 전망한 바 있지만, 동 수치보다 성장률 수준이 더욱 낮아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라며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는 결국 달러·원 환율에도 부담을 줄 것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