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가격, 2026년까지 50% 하락할 수도..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향후 2년 내에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절반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월 초에 전망한 바에 따르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 발전과 관련 금속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가격이 2026년까지 50% 가까이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2026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가격 절반으로 하락 전망
전세계 배터리 평균 가격은 2022년 kWh당 약 154달러였는데 2023년 149달러로 하락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11달러까지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6년에는 80달러대가 가능해져서 2023년 대비 5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정도 가격은 배터리 전기차(BEV)를 보조금 없이 가솔린 차량과 대등하게 소유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에너지 밀도 향상과 배터리 금속 가격 하락이 배터리 가격 급락의 주요 동력
이러한 혁신이 가능한 기술적 배경에는 에너지 밀도의 향상이 먼저 꼽힌다.
배터리 구조는 셀이 점점 더 커지는 반면 작아지는 모듈이 한 셀 안에 더 많이 집적되고 배터리 팩도 커질 뿐만 아니라, 아예 모듈 단계를 생략하고 셀을 직접 팩에 연결(cell-to-pack)해 제작함으로써 내부 공간도 절약하고 구조도 단순화시켜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배터리 에너지 효율도 높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오히려 지배적인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2023년을 기준으로 1위인 삼원계 NCM 배터리의 비중은 약 46%인 반면 LFP 배터리는 37% 수준이지만 향후 2026년에는 NCM 배터리가 37.3%로 줄어들고 오히려 LFP 배터리는 46.2%로 1위가 될 것이다.
그리고 2030년에는 NCM 배터리가 다소 점유율을 회복해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LFP 배터리 역시 점유율을 유지해 46.2%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가격의 하락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음극재의 경우 2023년 현재 약 52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에는 거의 3분의 1로 하락해 17.4달러가 될 것이며, 이후 다소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2030년 19달러 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타 부품의 경우에도 2023년 현재 약 37.3달러 정도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에는 29달러, 2027년에는 25달러 수준으로 낮아지고 향후 2030년에는 21달러 수준으로 급락할 전망이다.
영업비용과 비현금성비용 총계 역시 2023년 약 23달러에서 향후 2030년에는 3분의 1 이하로 낮아진 약 7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FP 배터리의 중요성은 특히 에너지 저장장치(ESS)에서 차지하는 비중 면에서 LFP가 87%로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커진다.
LFP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348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서 국내 업체가 LFP 생산시설 제고에 소홀할 경우 이 시장을 거의 전부 중국업체들에 빼앗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BYD, 블레이드 형태 채택으로 금년 상반기 15% 비용 절감 목표
한편 CATL과 더불어 LFP 배터리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테슬라(181만대 판매 추정)와의 격차를 바싹 좁힌 중국 전기차 전문기업인 BYD(2024년 176만대)의 경우 금년 상반기에 3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의 출시를 통해 비용 15%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현재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가 갖는 에너지 밀도는 150Wh/kg 수준인데 이를 160Wh/kg으로 향상시키고 보다 긴 블레이드를 채택해 210Wh/kg으로 제고시킨다는 것이다.
배터리 가격 전쟁은 계속 가열되고 있는데 CATL의 경우 2년 전 0.9위안/Wh에서 현재 0.35위안/Wh로 낮아졌다고 알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약 2만달러 대의 보급형 전기차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전기차 배터리는 기존의 3원계 NCM에서 LFP로 빠르게 주력이 교체되고 있는 양상이다. CATL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LFP로서 지난해 전년 대비 60.2% 성장한 데 반해 NCM의 경우 28.2% 성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 LG엔솔 등 국내 배터리 3대장, LFP 생산비율 증가와 NCM 수성 병행 전략 필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배터리 가격 하락 추세와 LFP 배터리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LG엔솔, SK온 및 삼성SDI의 효율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LFP 생산시설의 증가와 해당 기술개발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아울러 기존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NCM 배터리 분야에서도 수성을 위한 기술개발 등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아무쪼록 현재 영업환경이 매우 어려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분발이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명예 KIET Fellow / (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