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트럼프 전기차 의무화 폐지에도 테슬라가 낙관하는 이유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1.22 01:03 ㅣ 수정 : 2025.01.22 08:37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식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 공식 선언,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 단기적 타격 불가피하지만, 전기차 외에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 관련기술, 배터리 저장부문 등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갖춘 테슬라에 대한 장기전망은 여전히 낙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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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가 테슬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사들의 향후 주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환경보호청(EPA) 규정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차 생산을 요구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규제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해당 규정 폐지를 선언하면서, 전기차 시장 및 테슬라의 수익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47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며 "이는 자동차 산업을 구하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선언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공식화한 것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의 56%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이를 철회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공식 선언했지만, 이것이 당장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팔리는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 주 정부는 연방정부의 규정과 별개로 독자적인 배기가스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현행 법률상 연방 규정보다 우선한다.

 

따라서 트럼프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 정부 규정이 우선하지 않도록 하는 법적 절차가 요구된다. 이는 시간과 정치적 자본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실제로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와 함께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 철폐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금 공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되어 있어, 이를 철회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전폭적으로 이를 뒷받침할지는 미지수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전기차 의무화 정책폐지와 75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철폐가 전기차 대명사인 테슬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테슬라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 아래에서 배기가스 제로 차량(ZEV) 크레딧 판매를 통해 상당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해왔다. 만약 해당 정책이 폐지된다면, 테슬라는 ZEV 크레딧 판매를 통한 수익원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테슬라의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외에도 배터리 저장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에서 전기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1%(89달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목표주가의 258달러를 차지하며, 배터리 저장 부문은 66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을 전기차 이외의 사업에서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최근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부문보다는 AI와 자율주행 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AI로 훈련된 테슬라 자율주행차 및 옵티머스의 개발 진전을 목격하고 싶어 한다”고 언급하며, AI와 관련된 사업이 테슬라 주가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로 인한 단기적인 악재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테슬라가 기술 혁신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기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30만 대로 신차 판매량의 8%를 차지했으며, 현행 규정이 유지된다면 2032년에는 신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다각화된 사업 구조와 AI,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가의 장기적 상승 가능성을 지지한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에도 테슬라는 정책 변화에 따른 단기적 타격을 받겠지만, 혁신적 기술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퍼샌들러는 21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315달러에서 5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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